셀프 인테리어나 간단한 설비 보수를 하려고 철물점에 갔다가, 복잡한 치수와 알 수 없는 암호 같은 숫자들 때문에 멍해진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실 거예요. 눈으로 보기엔 다 똑같은 회색 플라스틱 관 같은데, 어떤 건 두껍고 어떤 건 얇아서 뭘 사야 우리 집 하수구에 딱 맞을지 고르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닙니다.
무턱대고 아무거나 집어왔다가는 물이 줄줄 새거나 아예 들어가지 않아서 다시 사러 가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 생기기 마련이죠. 초보자도 헷갈리지 않고 한 번에 딱 맞는 배관을 척척 고를 수 있도록, 용도에 따른 두께 차이와 가정집에서 가장 많이 쓰는 치수를 사람 냄새 나게 아주 쉽게 풀어드릴게요.
pvc파이프 규격표 읽는 기본 요령
자재 파는 곳에 가면 관 표면에 숫자들이 쭉 적혀 있는데, 여기서 우리가 제일 눈여겨봐야 할 건 바로 '호칭(A)'과 '외경(바깥지름)'입니다. 현장에서는 보통 50전, 100전 이런 식으로 부르기도 하는데, 이 숫자들이 커질수록 관이 더 굵어진다고 보시면 편해요. 물이 지나갈 때 압력을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튼튼한 정도를 1종과 2종으로 나눠놓은 거라 두께를 잘 보고 사야 나중에 터지는 낭패를 안 봅니다.
| 호칭 사이즈 (A) | 바깥지름 (외경) | 수도용(VG1) 평균 두께 |
| 16A | 22mm | 약 3.0mm 정도로 좁은 곳에 물을 밀어낼 때 씁니다. |
| 50A | 60mm | 약 4.0mm 두께로 가장 흔하게 찾는 중간 크기입니다. |
| 100A | 114mm | 약 6.6mm로 아주 두꺼워서 강한 수압을 버티는 굵은 관입니다. |



수압을 짱짱하게 버티는 VG1 매력
손으로 쥐어봤을 때 아주 묵직하고 두꺼워서 웬만한 힘으로는 휘어지지도 않는 게 바로 1종(VG1)입니다. 상수도관이나 펌프 라인처럼 물이 꽉 차서 세차게 뿜어져 나오는 압력을 견뎌야 하는 곳에 주로 쓰이는 아주 튼튼한 녀석이죠. 가격은 조금 더 나가지만 그만큼 내구성이 훌륭해서 땅속 깊이 묻어두고 오래 쓸 때 제격입니다.
| 호칭 사이즈 (A) | 바깥지름 (외경) | 배수용(VG2) 평균 두께 |
| 50A | 60mm | 약 1.8mm로 싱크대 밑 하수구용으로 딱 맞습니다. |
| 75A | 89mm | 약 2.2mm 두께로 빗물이 빠지는 우수관으로 많이 씁니다. |
| 100A | 114mm | 약 3.1mm로 양변기 오물통 라인을 짤 때 필수로 들어갑니다. |



가볍고 얇아서 하수구에 딱인 VG2
반면에 2종(VG2)은 두께가 1종의 절반 정도로 훨씬 얇고 무게도 가벼워서 혼자 톱질하며 다루기가 참 편합니다. 꽉 찬 수압을 버텨야 하는 곳이 아니라, 그냥 위에서 아래로 중력에 의해 졸졸 흘려보내는 생활 하수구를 만들 때 주로 가져다 쓰는 가성비 좋은 친구거든요.
얇은 관이 실생활에서 주로 쓰이는 곳
- 화장실 바닥 배수: 샤워하고 남은 거품 물이 하수구로 막힘없이 빠져나가는 길목에 가장 흔하게 묻어둡니다.
- 베란다 세탁기 옆: 세탁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구정물이 하수도 배관을 타고 부드럽게 흘러가도록 연결해 줄 때 제격이에요.



우리 집에 맞는 배관 사이즈 눈대중하기
도면을 펼치고 짓는 대형 공사장이 아니라면, 일반 가정집이나 상가에서 막히거나 깨졌을 때 갈아 끼우는 크기는 사실 몇 종류로 정해져 있습니다. 어디에 쓸 건지만 대충 감을 잡으면 복잡하게 자로 잴 필요 없이 눈대중으로 골라 잡아도 거의 다 들어맞는 게 이쪽 바닥의 묘미죠.
공간별로 정해진 국민 호칭
- 세면대와 싱크대 밑: 한꺼번에 쏟아지는 물양이 그리 많지 않아서 보통 35A나 50A 정도면 아주 넉넉하게 소화합니다.
- 양변기 정화조 라인: 휴지나 오물이 막히면 대참사가 벌어지기 때문에 구멍이 큼직한 100A를 쓰는 게 암묵적인 룰처럼 굳어져 있습니다.
- 건물 외벽 빗물받이: 여름 장마철에 폭우가 쏟아질 때 역류하지 말고 시원하게 빠지라고 주로 75A짜리를 지붕부터 바닥까지 길게 달아둡니다.



혼자서 톱질하고 이어 붙일 때 챙길 부속
기다란 회색 막대기 하나만 덜렁 사 온다고 바로 물길이 짠 하고 만들어지는 건 절대 아닙니다. 벽면 코너를 부드럽게 꺾거나 짧은 관 두 개를 길게 연장하려면 모양에 맞는 전용 이음쇠들을 철물점에서 같이 챙겨 와야 레고 블록 맞추듯이 싹 조립할 수 있거든요.
같이 장바구니에 담아야 할 조인트 부품
- 엘보(Elbow): 직각으로 90도나 살짝 비스듬한 45도로 꺾어야 하는 모서리 부분에 끼워 넣는 기역 자 모양의 필수 부품입니다.
- 소켓(Socket): 자르다 보니 길이가 애매해졌을 때, 짧은 관 두 개를 양쪽에서 꽂아 넣어 하나로 길게 연장해 주는 일자형 연결통이에요.
- 티(Tee): 하나의 물길을 두 갈래로 사이좋게 갈라주거나 반대로 합칠 때 쓰는 알파벳 T자 모양의 똑똑한 젠더입니다.



한겨울 동파 사고 짱짱하게 막아주기
플라스틱 재질이다 보니 땡볕을 오래 받으면 삭아서 바스라지고, 한겨울에 영하 10도 밑으로 뚝 떨어지면 안에 고여 있던 물이 팽창하면서 쩍 하고 터져버리는 동파 사고가 엄청 흔하게 일어납니다. 보일러실이나 야외 마당처럼 찬 바람을 그대로 맞는 곳이라면 옷을 한 겹 두툼하게 입혀주는 센스가 꼭 필요해요.
야외 배관 따뜻하게 감싸주는 요령
- 은박 보온재 씌우기: 철물점에 가면 파는 스펀지처럼 푹신푹신한 은박 덮개를 사다가, 배관 겉면을 빈틈없이 싹 감싸주면 매서운 추위도 아주 잘 버팁니다.
- 보온테이프 칭칭 감기: 덮개를 대충 씌워만 두면 훌렁 벗겨지니까, 비바람에 끄떡없도록 접착력 좋은 매직테이프로 미라처럼 돌돌 말아 마감해 주면 훨씬 오래갑니다.



초보자가 셀프 수리할 때 챙겨갈 팁
처음 쇠톱을 쥐고 본드 칠을 하려니 영 어색하고 막막해 보여도, 막상 목장갑 끼고 쓱쓱 잘라보면 플라스틱이라서 생각보다 아주 부드럽게 잘려 나갑니다. 다만 전용 접착제를 듬뿍 바를 때는 화학 냄새가 꽤 지독하게 올라오니까 무조건 창문과 현관문을 활짝 열어두고 환기시키는 거 절대 잊지 마시고요. 동네 자재 가게에 출발하기 전에 고장 나거나 물이 새는 부위를 핸드폰 카메라로 여러 각도에서 찍어가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. 말로 백 번 설명하는 것보다 사진 한 장 쓱 보여드리면, 사장님이 찰떡같이 알아듣고 사이즈 헷갈려서 두세 번씩 발걸음하는 헛수고를 싹 덜어주시거든요. 주말에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하셔서 배수구 막힘없이 뻥 뚫리는 통쾌함 한 번 제대로 맛보시길 바랄게요!